(불황 모르는 애견산업) 고급화 바람 어디서 멈출까 ?


서울 청담동의 레스토랑 ‘죠니스클럽(Johnny’s Club)’에서는 29일 이색 요리 수업이 열린다. 프리미엄 애견식 ‘시저’가 애견과 주인을 위한 요리 강의를 펼치는 것. 프랑스 요리 전문가인 토니 니예 주방장이 특별히 초빙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애견을 위한 요리’와 ‘주인을 위한 요리’ 등 4가지 특별 메뉴를 소개한다. 각각의 요리가 완성되면 식당에서 주인과 애견은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참가자들에게는 커플룩 앞치마와 턱받이도 제공된다. 참가비는 무료. 25일 현재까지 홈페이지(www.cesar.co.kr)에 참가 신청서를 올린 사람은 500여명에 이른다.

불황에 먹고 입는 것부터 줄이는 시절이지만 애견만큼은 호강하고 산다.

애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작 자신은 끼니를 굶더라도 애견에게만큼은 프랑스 고급 요리를 내미는 애견동호인들. 지나치다 싶다가도 짜증내는 법 없이 한결같이 주인만 보면 꼬리치는 개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다음달 19일 경기도 분당에는 국내 최초로 애완동물 전문 쇼핑몰이 문을 연다. 분당선 수내역 인근의 애완동물 전문 쇼핑몰 ‘쥬쥬시티’가 그 곳. 쇼핑몰은 지하 5층,지상 12층 규모로 애완견 토끼 고양이 파충류 곤충 등을 판매하는 애완동물 판매점 70여곳(6∼8층)과 사료 의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애완용품 판매점 60여곳(3∼4층)이 들어선다. 애완호텔 카페와 뷰티숍 스튜디오 음반?서적판매점 등 애완동물을 위한 편의시설도 입주한다. 또 애완동물 애호가를 위한 오피스텔(11∼12층)도 마련된다.

애견 패션산업의 성장은 눈부실 정도다. 페트 패션 사이트의 경우 애완동물과 주인의 옷을 세트로 주문 제작해 주는 애견 커플패션 사이트로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인터넷 꽃배달 사이트 중 애완동물 꽃코너를 따로 마련한 곳도 있다. 애견 입양을 기념하는 입양세트와 출산세트 등 각종 기념일 세트 등을 팔고 있다. 가격은 5만∼10만원 정도로 사람을 위한 꽃배달 서비스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

강아지 이름을 지어주는 인터넷 작명 사이트 또한 확대되고 있다. 예삐넷이라는 유료 ‘강아지 작명 서비스’를 운영하는 브랜드닥터는 청각에 민감한 개에게 이름을 잘못 지어 부르면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며 ‘팟찌’ 등 파찰음이 강한 이름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사주ㆍ운세 사이트인 신수넷은 주인과 애완동물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주인과 궁합이 잘 맞는 이름으로 지어준다.

한방동물병원도 있다. 사람에게 하듯 애완동물에 침이나 뜸 한약 등 한방치료는 하는 곳이다. 14년간 동물병원을 운영한 수의사 출신 원장이 지난해 초 세운 병원으로 동물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대단하다. 홍삼 등 9가지 약재를 넣은 생약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동물에겐 특효약이라고 애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애견 중매업소는 이미 오래된 얘기. 혈종 보증서를 제출하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짝을 맺어주는 업소다.

시저를 홍보하는 시너지힐앤노튼의 박지은 과장은 “애견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사람들에 대해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가족 중 한 일원으로 애견을 생각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애견시장은 날이갈수록 고급화 첨단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